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연습 2

10월 / 오 세 영

그림 / 김 복 연 ​ ​ ​ ​ 10월 / 오 세 영 ​ ​ ​ 무엇인가 잃어 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을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을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 ​ ​ 오세영 시집 / 천년의 잠 ​ ​ ​ ​

연습이 필요할 때 / 이 남 우

연습이 필요할 때 / 이 남 우 ​ 개불알꽃 사는 일 연습이 필요하다 사랑하는 일 연습이 필요하다 헤어지는 일 연습이 필요하다 죽는 일 빼고 모두 연습이 필요하다 ​ 종지나물(미국 제비꽃) 소나기 내리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가 달맞이꽃 피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가 물 흐르는 것에도 연습이 필요한가 바람 부는 것에도 연습이 필요한가 ​ 로도히폭시스 (설란) ​ ​ 사는 일 한 묶음이면 연습이 필요하지 않겠지 사랑하는 일 한번으로 보면 연습이 필요하지 않겠지 ​ ​ 안개꽃 (숙근 안개초) ​ ​그런데 우리는 항상 연습한다 몸으로 머리로 그리고 되먹지 못한 이성으로 연습의 끝이 어딘지 모르면서 ​ (다만 이미 가버린 시간이라는 사실만 알 뿐) ​​ 노란 민들레 ​ 연습이 필요할 때 / 이 남 우 ​ ​ 사는 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