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귀 / 김영재 그림 / 안호범 바늘귀 / 김영재 뾰족한 송곳을 바늘이라 하지 않는다 바늘귀가 없으면 바늘이 될 수 없다 바늘은 찌르기도 하지만 아픈 곳 꿰매준다 나는 누구의 상처 꿰맨 일 있었던가 찌그리고 헤집으며 상처 덧나게 했지 손 끝에 바늘귀 달아 아픈 너 여미고 싶다 김영재시집 / 목련꽃 벙그는 밤 문학이야기/명시 2022.03.04
바다를 본다 / 이생진 그림 / 안호범 바다를 본다 / 이생진 성산포에서는 교장도 바다를 보고 지서장도 바다를 본다 부엌으로 들어온 바다가 아내랑 나갔는데 냉큼 돌아오지 않는다 다락문을 열고 먹을 것을 찾다가도 손이 풍덩 바다에 빠진다 성산포에서는 한 마리의 소도 빼놓지 않고 바다를 본다 한 마리의 들쥐가 구멍을 빠져나와 다시 구멍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바다를 본다 평생 보고만 사는 내 주제를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나를 더 많이 본다 이생진 시집 / 그리운 바다 성산포 문학이야기/명시 2022.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