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사과의소망반기룡 2

사과를 먹는다 / 함 민 복

그림 : 김 옥 선 ​ 사과를 먹는다 / 함 민 복 ​ 사과를 먹는다 사과나무의 일부를 먹는다 사과꽃에 눈부신 햇살을 먹는다 사과를 더 푸르게 하던 장마비를 먹는다 사과를 흔들던 소슬바람을 먹는다 사과나무를 감싸던 눈송이를 먹는다 사과 위를 지나던 벌레의 기억을 먹는다 사과나무에서 울던 새소리를 먹는다 사과나무 잎새를 먹는다 사과를 가꾼 사람의 땀방울을 먹는다 사과를 연구한 식물학자의 지식을 먹는다 사과나무 집 딸이 바라보던 하늘을 먹는다 사과에 수액을 공급하던 사과나무 가지를 먹는다 사과나무의 세월, 사과나무 나이테를 먹는다 사과나무를 지탱해온 사과나무 뿌리를 먹는다 사과의 씨앗을 먹는다 사과나무의 자양분 흙을 먹는다 사과나무의 흙을 붙잡고 있는 지구의 중력을 먹는다 사과나무가 존재할 수 있게 한 우주..

사과나무(유화) / 이 효

코로나로 힘든 시간에 유화로 사과를 그려보기로 했다. 그림에 소질도 없는 내가 겁도 없이 사과를 그리기 시작했다. 한 달도 더 넘게 3~4번은 칠한 것 같다. 어디가 잘못된지도 모르면서..... 칠하고 또 칠했다. 조금 탁한 느낌도 든다. 오늘은 용기를 내서 끝을 내야겠다고 결정을 했다. 더 잡고 있는다고 그림이 좋아질 것 같지도 않았다. 사과를 그리면서 느낀 점은 사과 속에 빨강, 주황, 노랑. 초록, 검정, 흰색....... 다양한 색이 들어갔다. 나는 사과가 빨간색인 줄 알았다. 우리네 인생도 빨간색처럼 혼자 독불장군으로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무지개 색깔을 사과 속에 모두 넣은 것처럼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사과처럼 달콤한 맛이 나는 인생을 살 수 있구나 하는 큰 교훈을 얻었다..

카테고리 없음 2020.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