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사과 4

텅 빈 자유 (치매행 致梅行) / 홍 해 리

그림 / 강 은 영 ​ ​ ​ 텅 빈 자유 (치매행 致梅行) ​ 홍해리 ​ ​ 아내는 신문을 읽을 줄 모릅니다 텔레비전을 켜고 끄는 것도 못합니다 전화를 걸 줄도 모릅니다 컴퓨터는 더군다나 관심도 없습니다 돈이 무엇인지 모르는데 돈이 어디에 필요하겠습니까 은행이 무엇인지 모르니 은행에 갈 일도 없습니다 통장도 신용카드도 쓸 줄 모르니 버려야 합니다 버스카드도 필요가 없습니다 문명의 이기가 정말 이기이긴 한 것인가 요즘은 헷갈리기만 합니다 이름을 몰라도 칼은 칼이고 사과는 사과입니다 자유라는 말은 몰라도 아내는 자유인입니다 지는 해가 절름절름 넘어가고 있습니다.​ ​ ​ ​ 홍해리 시집 / 치매행 致梅行 ​ ​ ​

사과를 먹는다 / 함 민 복

그림 : 김 옥 선 ​ 사과를 먹는다 / 함 민 복 ​ 사과를 먹는다 사과나무의 일부를 먹는다 사과꽃에 눈부신 햇살을 먹는다 사과를 더 푸르게 하던 장마비를 먹는다 사과를 흔들던 소슬바람을 먹는다 사과나무를 감싸던 눈송이를 먹는다 사과 위를 지나던 벌레의 기억을 먹는다 사과나무에서 울던 새소리를 먹는다 사과나무 잎새를 먹는다 사과를 가꾼 사람의 땀방울을 먹는다 사과를 연구한 식물학자의 지식을 먹는다 사과나무 집 딸이 바라보던 하늘을 먹는다 사과에 수액을 공급하던 사과나무 가지를 먹는다 사과나무의 세월, 사과나무 나이테를 먹는다 사과나무를 지탱해온 사과나무 뿌리를 먹는다 사과의 씨앗을 먹는다 사과나무의 자양분 흙을 먹는다 사과나무의 흙을 붙잡고 있는 지구의 중력을 먹는다 사과나무가 존재할 수 있게 한 우주..

민경숙 그림 감상하기 (극사실주의)

작가의 그림은 작가의 행복했던 기억의 순간이며 투명한 셀로판지는 작가의 행복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투명한 셀로판지 속에 담긴 꽃, 사과, 인형, 등은 실제보다 더 선명하게 시각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작품 속 물체는 투명 셀로판지로 포장되어 있어, 접힌 굴곡으로 인해 각 면의 빛과 그림자를 가진다. 이는 작가의 호기심을 반영하며 계속 실험적인 작업을 하는 원동력이 된다. 민경숙 작가가 셀로판지를 통해 본 사물은 반영과 반사, 굴절과 왜곡,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작가는 사실성을 재현한 극사실화의 정체성을 담고 좀 더 독자적인 표현 방법을 모색하였다. 민경숙 작가의 극사실주의 회화는 현대미술의 한국적 흐름에 팝적인 요소를 부각시켜 다른 서양화와는 다른 방식의 극사실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문득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