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나호열 5

덤 / 나 호 열

그림 : 정 연 화 ​ ​ ​ 덤 / 나 호 열 ​ ​ 오늘을 살아내면 내일이 덤으로 온다고 ​ 내가 나에게 주는 이 감사한 선물은 가난해도 기뻐서 샘물처럼 저 홀로 솟아나는 사랑으로 넘친다고 ​ 길가의 구부러진 나무에 절을 하는 사람이 있다 먼지 뒤집어쓰고 며칠 살다 갈 작은 꽃에 절을 하는 사람이 있다 ​ ​ ​ 시집 :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알고 있다 ​ ​ ​ ​

행복과 항복 / 나 호 열

그림 : 나 순 단 행복과 항복 / 나 호 열 가끔 나는 행복을 항복으로 쓴다 아차! 싶어 머리를 긁적이다가 요즘은 아예 행복을 항복으로 쓴다 항복은 두 손을 번쩍 들어 만세를 외친다는 것 공손히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린다는 것 밥 한 그릇에 김치 몇 조각으로 끼니를 때울 때도 거르지 않고 찾아오는 아침 햇살에 번쩍 눈을 뜰 때도 그러했으니 나는 행복하게 항복하고 항복하니 행복하다 그림 : 나 순 단

장미를 사랑한 이유 / 나 호 열

그림 : 소 순 희 ​ ​ 장미를 사랑한 이유 / 나 호 열 ​ 꽃이었다고 여겨왔던 것이 잘못이었다 가시에 찔리지 않으려고 애썼던 것이 고통이었다 슬픔이 깊으면 눈물이 된다 가시가 된다 눈물을 태워본 적이 있는가 한철 불꽃으로 타오르는 장미 불꽃 심연 겹겹이 쌓인 꽃잎을 떼어내듯이 세월을 버리는 것이 사랑이 아닌가 처연히 옷을 벗는 그 앞에서 눈을 감는다 마음도, 몸도 다 타버리고 난 후 하늘을 향해 공손히 모은 두 손 나는 장미를 사랑한다 ​ ​ ​ ​ 장미 한 송이 / 용 혜 원 ​ 장미 한 송이 드릴 님이 있으면 행복하겠습니다 화원에 가득한 꽃 수많은 사람이 무심코 오가지만 내 마음은 꽃 가까이 그리운 사람을 찾습니다 무심한 사람들 속에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 장미 한 다발이 아..

안아주기 / 나 호 열

그림 : 이 선 자 ​ ​ 안아주기 / 나 호 열 어디 쉬운 일인가 나무를, 책상을, 모르는 사람을 안아 준다는 것이 물컹하게 가슴과 가슴이 맞닿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그대, 어둠을 안아 보았는가 무량한 허공을 안아 보았는가 슬픔도 안으면 따뜻하다 마음도 안으면 따뜻하다 가슴이 없다면 우주는 우주가 아니다 ​ ​ 시집 : 타인의 슬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