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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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돌 박물관 (자수관)

옛돌 박물관 2층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면서 우리나라 옛 여인들의 자수를 볼 수 있다. 어머님들께서 정성으로 한땀 한땀 사랑으로 지었다. 가족들을 생각하며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자수를 놓아서 벼계를 만들었다. 다양한 모양과 화려한 색상이 너무 이름답다. 다양한 종류의 작은 골무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자수는 옛 여인들의 감흥과 꿈을 표현하는 유일한 세계다. 여인들이 마음을 섬세하고, 자유롭게 표현했다. 반지 고리같이 생겼다. 오색실에 담아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했다. 용도가 뭘까? 상보? 받침대? 이렇듯이 우리 자수의 역사는 한국 여인네의 오롯한 삶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연꽃을 닮았다. 용도가 뭘까? 한참을 감상했다. 지금으로 말하면 여행 가방이다. 보자기 원앙이다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물..

동두천 칠봉산 (꿈에 관하여)

산행을 통하여 꿈에 관하여 생각해 보았다. 우리들 앞에는 늘 두 개의 길이 놓여있다. 내가 선택한 길이 멀고 지루할 때도 있다. 때로는 내가 선택한 길이 연기처럼 사라질 때도 있다. 그래도 내 옆에는 늘 묵묵히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는 잔 가지들처럼 헤쳐나가야 할 일들도 많다. 힘들면 잠시 쉬어갈망정 포기는 하지 말자. 기회와 타협을 해야 할 때는 소나무처럼 묵묵히 버티자. 꿈이 세상과 타협하고 싶을 때 첫 마음을 생각해라. 진실과, 거짓이 손을 내밀면 진실과 손을 잡아라. 힘들면 하늘을 잠시 올려다보고 쉬었다 가자. 먼저 올라간 선배들의 경험을 무시하지 말고 가자. 마음이 잔가지처럼 복잡해지면 소나무를 바라보자. 꿈이 멀리서 손짓한다 정상 바로 앞에서 돌아서는 어리석은 바보가 되지 말자. 인..

이 겨울의 어두운 창문 / 기 형 도

이 겨울의 어두운 창문 / 기 형 도 어느 영혼이기에 아직도 가지 않고 문밖에서 서성이고 있느냐. 네 얼마나 세상을 축복하였길래 밤새 그 외로운 천형을 견디며 매달려 있느냐. 푸른 간유리 같은 대기 속에서 지친 별들 서둘러 제 빛을 끌어모으고 고단한 달도 야윈 낫의 형상으로 공중 빈 밭에 힘없이 걸려 있다. 아느냐, 내 일찍이 나를 떠나보냈던 꿈의 짐들로하여 모든 응시들을 힘겨워하고 높고 험한 언덕들을 피해 삶을 지나다녔더니, 놀라워라. 가장 무서운 방향을 택하여 제 스스로 힘을 겨누는 그대, 기쁨을 숨긴 공포여, 단단한 확신의 즙액이여. 보아라, 쉬운 믿음은 얼마나 평안한 산책과도 같은 것이냐 어차피 우리 모두 허물어지면 그뿐, 건너야 할 세상 모두 가라앉으면 비로소 온갖 근심들 사라질 것을. 그러나 ..

카테고리 없음 2020.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