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그대가곁에있어도나는그대가그립다 2

길 위에서의 생각 / 류 시 화

그림 / 송 춘 희 ​ ​ 길 위에서의 생각 / 류 시 화 ​​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 ​ ​ 류시화 시집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 시 화​

그림 / 이고르 베르디쉐프 ​ ​ ​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 시 화​ ​ ​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 ​ ​ 류시화 시집 / 그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