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김예순 구름에게 / 나호열 구름이 내게 왔다 아니 고개를 들어야 보이는 희미한 입술 문장이 될 듯 모여지다가 휘리릭 새떼처럼 흩어지는 낱말들 그 낱말들에 물음표를 지우고 느낌표를 달아주니 와르르 눈물로 쏟아지는데 그 눈물 속에 초원이 보이고, 풀을 뜯고 있는 양들의 저녁이 보인다 구름이 내게 왔다 하나이면서 여럿인, 이름을 부르면 사슴도 오고 꽃도 벙근다 구름의 화원에 뛰어든 저녁 해 아, 눈부셔라 한 송이 여인이 붉게 타오른다. 와인 한 잔의 구름, 긴 머리의 구름이 오늘 내게로 왔다 나호열 시집 /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