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골목길 4

북촌 걷기 좋은 길

누군가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가을과 자동차 색이 너무 잘 어울린다. ​ 지인과 함께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북촌 길로 들어섰다. ​ 벽화가 그려진 아기자기한 골목길 언제 걸어도 기분이 좋다. ​ 한옥의 예쁜 나무 창문들 선조들의 섬세한 미적 감각이 돋보인다. ​ 나팔꽃이 담을 타고 올라간다. 옷집이랑 너무 운치 있게 잘 어울린다. ​ 가을 옷을 살까 말까 망설이다. 포기한다. 장롱에 옷이 너무 많다 알뜰하게 살자. ​ 청국장집이다. 점심은 이미 비빔밥으로 먹었다. 다음에 가볼 맛집으로 정했다. ​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참 예쁘다. 가을에는 멋진 가방 하나 둘러매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 ​ 차 한잔하려고 분위기 있는 찻집을 찾는 중이다. 커피보다는 100% 천연 주스를 선호한다. ​ 노란 벽색깔이 촌스러울 ..

​꽃과 별 / 나 태 주

그림 / 한 경 화 ​ ​ ​ 꽃과 별 / 나 태 주 ​ ​ 너에게 꽃 한 송이를 준다 아무런 이유가 없다 내 손에 그것이 있었을 뿐이다 ​ ​ 막다른 골목길을 가다가 맨 처음 만난 사람이 바로 너였기 때문이다 ​ ​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본다 어둔 밤하늘에 별들이 빛나고 있었고 다만 내가 울고 있었을 뿐이다. ​ ​ ​ 시집 / 나태주 대표 시선집 ​ ​ ​

구부러진 골목길 / 이 효

​ 구부러진 골목길 / 이 효 ​ 허름한 대문 앞 붉은 화분을 보면 꽃 속에서 주인의 얼굴이 보인다 ​ 지붕 위로 엉켜진 전깃줄을 보면 어머니의 구수한 잔소리가 들린다 ​ 골목길 자전거 바퀴를 보면 동네 아낙네들 굴러가는 수다 소리가 들린다 ​ 배가 불뚝한 붉은 항아리를 보면 할아버지 큰 바가지로 막걸리 잡수시던 술배가 생각난다 ​ 구부러진 골목 안에는 이름만 부르면 뛰어나올 것 같은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 멀리서 보이는 고층 아파트가 군화를 신고 달려온다. 새들이 날아가 버린 나무에 붉은 감이 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