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가난 2

가난한 아버지들의 동화 / 최금진

그림 / 강선아 가난한 아버지들의 동화 / 최금진 가난한 아버지는 가난한 아들을 사랑했습니다 학교 가는 아들 앞에 초라하지만 정성스럽게 상을 차렸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가난이 싫었습니다 아버지가 싫었습니다 먹어! 어서 먹어! 안 먹어? 아버지는 가난한 자신이 부끄러워 화를 냈습니다 자신 앞에 누워있는 어리고 착한 가난의 뺨을 힘껏 때렸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가난의 배를 발로 걷어찼습니다 먹어! 어서 처먹어! 그 아들도 커서 똑같이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아내는 이제 그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직장도 없는 그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툭하면 술 먹고 손버룻 나쁜 남편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뚝! 그쳐! 안 그쳐! 이런 식으로 울음을 달래는 가난한 가장을 아무도 아무도, 사랑하지 않습니다 최금진 시집 / 새들의 역사

섬 / 정 현 종

그림 / 김 경 희 ​ ​ ​ ​ ​ 섬 / 정 현 종 ​ ​ ​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 가난은 가난한 사람을 울리지 않는다 가난하다는 것은 가난하지 않은 사람보다 오직 한 웅큼만 덜 가졌다는 뜻이므로 늘 가슴 한쪽이 비어있다 ​ 거기에 사랑을 채울 자리를 마련해 두었으므로 사랑하는 이들은 가난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 ​ ​ ​ ​ 정현종 시인, 소설가 *1939년 서울 출생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 *'현대문학' 등단 *시집: '사물의 꿈', '나는 별 아저씨',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한 꽃송이', '세상의 나무들', '갈증이며 샘물인', '견딜 수 없네' 등 *시선집 : '고통의 축제',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이슬'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