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야기/명시
할미꽃과 어머니의 노을 / 최 효 열
푸른 언덕
2021. 5. 8. 18:09
그림 : 박 인 선
할미꽃과 어머니의 노을 / 최 효 열
어머니는 살아서도 할미꽃,
굽어진 등 너머 팔순세월
마디마디 새겨진 사연 아버지 무덤에서 핀다
당신을 여의고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 감내하며
살아 온 길,
미운 정 고운 정 곱씹으며
푸념 담아 당신에게 올리는 잔
추억으로 피는
그리움이라고, 사랑이라고
살아서도 할미꽃으로 핀다
변화하는 세월 저 깊은 곳에
담겨진 보릿고개보다 외로움을 삭히셨을
눈물로 보낸 세월이
소리 없는 아픔으로 가득한데
산새 사랑가 오리나무에 걸터앉아 울고
오던 길 더듬는 어머니 머리위로
이는 붉은 노을이, 서산으로 어머니의 노을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