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야기/명시

꽃의 이유 / 마 종 기

푸른 언덕 2020. 12. 8. 19:09

꽃의 이유 / 마 종 기

꽃이 피는 이유를

전에는 몰랐다.

꽃이 필 적마다 꽃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 것도 몰랐다.

꽃이 지는 이유도

전에는 몰랐다.

꽃이 질 적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서 깨어나는

물 젖은 바람 소리.

사랑해 본 적이 있는가.

누가 물어 보면 어쩔까.

*마종기 시집 : 그 나라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