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2020. 4. 17. 16:16

 


가시  / 신덕룡

 

 

 주먹을 쥐었다 폈다
 늦도록 잠 못 이루는 밤

 

 누가 걸어놓았나. 봄밤에 꽃물처럼 번져 가는 징소리를 듣는다.

 제대로 울 때까지 두들겨 맞아 안과 밖이 맞붙은 자리,

 피멍이 맺힌 자리에 고여 있던 울음이다.

고요한 눈물의 때를 기다려 들끓고 섞이고

오래도록 곰삭은 울음 저릿저릿 먹빛으로 스며든다.

찔레덤불의 새순을 어루만지듯 저 달빛, 창 밖에서 찰랑이는데

 

내 안의 소리는 바쁘다
굽은 삶에 불복하듯
불면의 정수리를 사정없이 찔러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