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야기/명시

나그네새 / 정호승

푸른 언덕 2023. 6. 8. 18:43

 

나그네새 / 정호승

너 없이 내가 살고

어찌 죽으랴

사나이 집 떠나면

살아 돌아오지 않는데

철쭉꽃 피면 내가 울고

찔레꽃 지면 누가 우나

깊은 강 붉은 땅 너머

너는 어디에

다시 살아오지 않는

나그네새여

저녁 해거름 쓸쓸히

땅거미 질 때마다

너 없이 내가 살고

어찌 죽으랴

정호승 시집 /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