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야기/명시

가뜬한잠 / 박 성 우

푸른 언덕 2021. 12. 12. 18:11

그림 / 박 미 영

 

가뜬한잠 / 박 성 우

곡식 까부는 소리리가 들려왔다

둥그렇게 굽은 몸으로

멍석에 차를 잘도 비비던 할머니가

정지문을 열어놓고 누런 콩을 까부르고 있었다

키 끝 추슬러 잡티를 날려보내놓고는

가뜬한 잠을 마루에 뉘었다

하도 무섭게 조용한 잠이어서

생일 밥숟갈 놓고 눈을 감은 외할매 생각이 차게 다녀간다

 

*박성우 시집 / 가뜬한 잠

 

박성우 시인 약력

*1971년 전북 정읍

*원광대 문예창작과 졸업, 동대학원석,박사

*2000년 신춘문예 <거미> 시 당선

*시집 <거미><가뜬한 잠>

 

 

그림 / 박 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