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숙이 (자작 시)
경숙이 / 이 효 경춘선 숲길 끝에 하얀 대문이 있는 집 텃밭에 감자랑 고구마랑 토마토가 달처럼 웃는다 텃밭 둘레에는 어린 코스모스 자란다 이년아! 먹지도 못할 코스모스 왜 심어 놓았니? 달맞이꽃 닮은 친구는 마을 사람 보란다 애호박, 상추 따놓았으니 호박 부침개 먹고 가란다 경숙이표 계절 밥상 한 상 받아 보란다 이년아! 너나 많이 먹어라 친구가 설거지통에 손을 담그는 것이 싫어 하얀 대문을 나온다 경춘선 숲길에는 더 이상 기차가 달리지 않는다 그녀는 내 마음에 속에 터널 하나 숭숭 뚫어 놓았다 한 여름이 곱게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