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성기혁 양쪽 귀를 접은 페이지 / 김혜순 엄마, 이 페이지는 읽지마 읽지 말라고 접어놓은 거야 새들이 뾰족한 부리를 하늘에 박고 눈물을 떨어뜨리네 새를 불게 하라 때려서라도 불게 하라 명령이 타이핑이 되었다 그러나 내가 받아쓴 건 맥박보다 더 빠른 새새새새새새새새새새새새였는데 젖은 발가락이 내 얼굴을 더듬고 혀도 입술도 없는 내가 제발 살려주세요 이 엘리베이터는 올라가는 버튼이 없고 영안실은 물속에 있습니다만 부엌에서 너를 때렸을 때 새를 때리는 것 같았어 말하는 엄마 다 맞고 나서 너는 방으로 들어가 가만히 날개를 폈지 이것아 불쌍한 것아 (세상의 모든 신호등이 붉은색을 켜 든 고요한 밤 나는 엄마를 따라간다 나는 물속의 깊은 방문을 연다 거기 고요한 곳 엄마가 아가에게 젖을 물리고 일렁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