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장미의 날 (5월 14일)

푸른 언덕 2021. 5. 14. 13:26

5월은 참 분주하고, 세상이 화려한 빛깔로 잔치를

벌인다.

 

5월 8일 어린이날

5월 14일 장미의 날

5월 15일 스승의 날

5월 21일 부부의 날

노란 장미는 변하지 않는 사랑을 의미한다.

 

이 노란 장미를 / 릴케

이 노란 장미를

어제 그 소년이 내게 주었다.

오늘 그 장미를 들고

소년의 무덤으로 간다.

꽃잎에는 아직

물방울이 맺혀 있다.

오늘 눈물인 이것

어제 이슬이었던 것...

 

빨강 장미는 불타는 정열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나는 누군가를 정열적으로 사랑해 보았는가?

 

 

분홍색 장미는 행복을 맹세한다.

결혼을 하면서 행복을 맹세했다.

나는 정말 행복한가?

 

 

 

이 장미는 돌연변이 장미인가

사랑이 옮겨 다닌다.

붉은색, 흰색, 노란색 사랑이 너무 가볍다.

 

 

 

주황색 장미의 꽃말은 너무 좋아요다.

사랑하는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고 활짝 웃는 모습이 너무 좋다.

그래 주황색 장미야 마음껏 웃어라.

 

 

 

세상에는 웃는 장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눈물을 먹음은 장미가 예쁘다

나를 많이 닮았나?

 

장미를 생각하며 / 이 해인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내가 좋아하는 장미에 관한 시

 

 

장미를 사랑한 이유 / 나 호 열

꽃이었다고 여겨

왔던 것이 잘못이었다

가시에 찔리지 않으려고 애썼던 것이 고통이었다

슬픔이 깊으면 눈물이 된다

가시가 된다

눈물을 태워본 적이 있는가

한철 불꽃으로 타오르는 장미

불꽃 심연

겹겹이 쌓인 꽃잎을 떼어내듯이

세월을 버리는 것이 사랑이 아닌가

처연히 옷을 벗는 그 앞에서 눈을 감는다

마음도, 몸도 다 타버리고 난 후

하늘을 향해 공손히 모은 두 손

나는 장미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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