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날마다 생일이다 / 강 경 주

푸른 언덕 2021. 4. 19. 18:21

그림 : 최 미

날마다 생일이다 / 강 경 주

이 나이 되어 봐라

날마다 생일이다

주어진 하루하루가 새롭다,

선물 같다

숨 쉬는 순간 순간이

이슬 같다,

신기하다

 

본디 설렘이었던 것 / 강 경 주

 

씨앗으로 맺히기 전의 저 꽃은 무엇이고

꽃으로 오기 전의 설렘은 무엇인지

그 설렘 가마득한 길을 아지랑이처럼 가는 것

 

그냥 웃는 것이듯이 / 강 경 주

 

웃을까 말까 생각하다가

웃는 거 아니듯이

꽃이라고 필까 말까 생각하다가 피겠느냐

애비야,

질까 말까 생각했다면

꽃이 문득 지겠느냐

 

손 한번 잡지 않고도 / 강 경 주

 

간밤에 네 애비 와서

내게 손을 내밀더라

손 한번 잡는데 평생 걸리다니,

손 한번 잡지 않고도 평생을 살았다니......

 

시집 : 노모의 설법

<강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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