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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시(詩)
- 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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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라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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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 아마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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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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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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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지 말고
-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 살펴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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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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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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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부르는 이름
-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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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을 하려다 말고
- 돌아와
문득 털외투를 벗는
- 2월은
현상이
-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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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 주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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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라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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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만큼 잘 어울리는
-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