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꽃잎 하나

푸른 언덕 2020. 2. 25. 03:36


꽃잎 하나

                              

                           차장호


석류 꽃잎 하나 진다

말없이 지는 그때

빗물에 비쳐서 떨어지고

내 눈에 비쳐서도 떨어진다.

처마 밑에 들어온 길

길 앞을 막고 선 벽

집 안에 엎드린 강아지도 보았다

사랑보다 더 뜨겁게

적막보다 더 고요히

몸에서 내리는 꽃잎 하나

하나의 꽃잎은 얼마나 환하기에

어둠이 저리 비켜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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