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꽃잎 하나
차장호
석류 꽃잎 하나 진다
말없이 지는 그때
빗물에 비쳐서 떨어지고
내 눈에 비쳐서도 떨어진다.
처마 밑에 들어온 길
길 앞을 막고 선 벽
집 안에 엎드린 강아지도 보았다
사랑보다 더 뜨겁게
적막보다 더 고요히
몸에서 내리는 꽃잎 하나
하나의 꽃잎은 얼마나 환하기에
어둠이 저리 비켜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