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 서 윤 제
밥해주러 간다 / 유안진
적신호로 바뀐 건널목을 허둥지둥 건너는 할머니
섰던 차량들 빵빵대며 지나가고
놀라 넘어진 할머니에게
성급한 하나가 목청껏 야단친다
나도 시방 중요한 일 땜에 급한 거여
주저앉은 채 당당한 할머니에게
할머니가 뭔 중요한 일 있느냐는 더 큰 목청에
취직 못한 막내 눔 밥해주는 거
자슥 밥 먹이는 일보다 더 중요한게 뭐여?
구경꾼들 표정 엄숙해진다
* 유안진 시인 약력
*1941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 (명예교수)
*1965년 <현대문학> 등단
*1970년 <달하> 첫 시집
*1975년 <물로 바람으로>
*1998년 <세한도 가는길> 10회 정지용 문학상
*1990년 <월령가 쑥대머리>
*2000년 <봄비 한 주머니>
*2013년 6회 목월문학상 수상
*2012년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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