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밥해주러 간다 / 유안진

푸른 언덕 2021. 12. 13. 18:47

작품 / 서 윤 제

 

밥해주러 간다 / 유안진

적신호로 바뀐 건널목을 허둥지둥 건너는 할머니

섰던 차량들 빵빵대며 지나가고

놀라 넘어진 할머니에게

성급한 하나가 목청껏 야단친다

나도 시방 중요한 일 땜에 급한 거여

주저앉은 채 당당한 할머니에게

할머니가 뭔 중요한 일 있느냐는 더 큰 목청에

취직 못한 막내 눔 밥해주는 거

자슥 밥 먹이는 일보다 더 중요한게 뭐여?

구경꾼들 표정 엄숙해진다

 

* 유안진 시인 약력

*1941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 (명예교수)

*1965년 <현대문학> 등단

*1970년 <달하> 첫 시집

*1975년 <물로 바람으로>

*1998년 <세한도 가는길> 10회 정지용 문학상

*1990년 <월령가 쑥대머리>

*2000년 <봄비 한 주머니>

*2013년 6회 목월문학상 수상

*2012년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