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가끔씩 흔들려보는 거야 / 박 상 철

푸른 언덕 2021. 10. 17. 18:48

그림 / 이 신 애




가끔씩 흔들려보는 거야 / 박 상 철



가끔씩은 흔들려보는 거야
흐르는 눈물을 애써 막을 필요는 없어  
그냥 내 슬픔을 보여주는 거야
자신에게까지 숨길 필요는 없어  
 
물이 고이면 썩어들어가는 것처럼  
작은 상심이 절망이 될 때까지
쌓아둘 필요는 없어  
상심이 커져가 그것이 넘쳐날 땐
스스로 비울 수 있는 힘도 필요한 거야 
 
삶이 흔들리는 건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았다는 건
내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니까 
가끔씩은 흔들려보는 거야  

하지만 허물어지면 안 돼
지금 내게 기쁨이 없다고
모든 걸 포기할 필요는 없어 
 
늦게 찾아온 기쁨은 그만큼 늦게 떠나가니까



 시집 / 마음이 예뻐지는 시
<나무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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