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나?
밤새워 쓴 긴 편지는 물에 젖고
가을은 느린 호흡으로 온다.
목을 떨구는 짧은 문장들
곱디고운 백일홍은 긴 편지지에
젖은 마음 곱게 써 내려간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고 했는데
청춘의 꿈은 저리도 화안한데
빌어먹을 세월 곱기도 해라.
소리 없이 혼자 우는 사내들
환한 미소로 매달리는 어린 자식들
넘어져도 한 걸음씩 용기 내서 가자.
사내는 아직도 건장하다.
울지 마라! 코로나로 무너진 터전 일구자.
매일 새벽마다 가꾸고 또 가꾼다.
남몰래 흘린 눈물, 상처가 아물고
소박한 일상을 피어 올린다.
가슴이야 피멍이 들었지만
그 타오르는 불길, 사자의 포호처럼
새로운 출발을 한다.
너무 힘들면 울면서 웃어라.
인생은 늦은 오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간다.
쉼표를 주머니에 잠시 쑤셔 넣고
매일 먹이를 찾아 나선다.
언젠가 내 인생에도 싹이 트겠지?
땀 흘린 내게 "수고했소"인사를 한다.
물든다는 말, 나는 그대에게 그대는 나에게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다리가 되어주고
어린 새끼들 버리지 않고, 함께 손잡고
달리고, 또 달려가 보자.
인생길, 노을 앞에 서면 노란 훈장 달아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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